# 레시피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식당 운영 중 기록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고깃집 밑반찬 무침, 재래기용 콩나물 삶기 테스트
간혹 고깃집은 고기만 좋으면 되지 않느냐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고기가 좋으면 장사가 잘 될 확률이 높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돼지고기 왕국이고, 좋은 고기를 파는 고깃집은 어딜 가나 있으며, 심지어 서비스 좋고 가격도 저렴한 가게도 많다.
나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고깃집은 정육점과 한정식집을 같이 하는 업종이라고 말한다. 좋은 고기를 받아 합리적인 가격에 팔아야 하고,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곁들임, 밑반찬이 기본 이상은 해야 한다. 반찬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생각대로 척척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우리는 기성품에 의존을 했다.
기성품은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진 않고 가격이 갑자기 폭등할 때가 있으며, 사용하다가 제품이 사라지기도 했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던 제품도 코로나와 함께 회사가 없어졌고 우린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다. 그렇게 밑반찬과 식자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말은 거창하게 연구지만 쌓아논 데이터도, 실력도 없기 때문에 재료 하나도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실력은 없을지언정 그럼에도 이게 나름 열심히 했던 기록이라 완전히 까먹기 전에 기록하려 한다.
콩나물은 가격이 깡패인지라
콩나물은 고깃집 밑반찬으로 사용하기 참 좋은 식자재다. 고기와 함께 먹기도 좋지만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저렴한 것이 사계절 내내 유지되는 몇 안 되는 식자재기도 하다. 응용법도 다양하다.
고기 밑반찬으로 나가도 좋고, 불판에 올리거나, 볶음밥, 비빔국수나 쫄면 고명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은 준비한 재료를 버릴 확률이 낮아진다는 소리기도 하다. 손님 기호도도 나쁘지 않고, 채 썬 파와 함께 섞어 찬으로 내기도 했다. 여러 가지로 도움을 많이 받은 식재료다.
콩나물을 데치거나 찌거나
콩나물을 쓰면서 궁금했던 것은 콩나물 맛은 유지하면서 식감은 아삭했으면 좋겠고, 차가워져도 맛이 유지되는 조리방법이었다. 사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정도의 미션이었는데, 여러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보았고 괜찮은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참고로 두 방법이 드마마틱할 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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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끓는 물에 데친 후 얼음물에 식히기
아마 가장 많은 쓰는 방법일 것이다. 물을 끓이고 사용할 콩나물을 넣어 데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꺼내 찬물이나 얼음물에 빠르게 식혀준다. 가장 많이 쓰는 만큼 가장 깔끔한 방법이기도 하다.
장점 | 단점 |
조리 방법이 간편하다. | 콩나물의 맛이 빠진다. |
대용량 조리에 적합하다. | 차가운 상태에서 식감은 좋지만 콩나물 맛이 아쉽다. |
식감이 아삭하고 비린내가 적다. |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낭비) |
큰 장점도, 큰 단점도 아닌 미세한 차이,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물에 삶듯이 데친 콩나물은 식감은 좋지만 콩나물 맛이 많이 빠진 느낌이 들었다. 재래기 양념장에 무침으로 먹을 때는 콩나물 식감이 독보적이지만, 양념장이 심플한 경우에는 콩나물 고소한 맛이 빠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넣고 찌기
이 방법은 반찬가게를 하시는 여사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이다. 콩나물을 볶거나 찔 때 나오는 물을 콩나물다시라고 하는데 삶으면 콩나물 다시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맛이 떨어진다고 하셨다. 콩나물 맛 자체를 살리고 싶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장점 | 단점 |
콩나물의 고소한 맛이 살아있다. | 대용량 조리가 까다롭다. |
차가워져도 본연의 맛이 살아있다. | 콩나물 비린 맛이 미세하게 느껴진다. |
차가워져도 식감이 살아있다. | 심플한 양념이나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데친 콩나물과 맛에 큰 차이가 있냐고 묻는다면 사실 드라마틱하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단, 콩나물 맛을 100% 끌어 올리고 싶다면 추천하는 방법이다. 다만 콩나물 무침을 만들거나 가볍게 양념하여 고명 용도, 불판에 올리는 용도로는 적합하지만 고춧가루나 고추장이 주된 양념장에서는 그 장점을 발휘하기 어렵다. 또한 콩나물 컨디션에 따라 비린맛이 살짝 느껴질 수 있다.
큰 냄비에 세척한 뒤 물기 뺀 콩나물만 넣어 불을 켜고 참기름을 두른 뒤 볶아준다. 볶아주다가 바닥에 붙지 않을 정도만 물을 넣어준 뒤 뚜껑을 덮어 쪄준다. (뚜껑필수) 중간에 뚜껑을 열지 않는다. 숨이 죽어 흐들거릴 정도만 찌다가 넓은 철판에 부어 식혀준다. 잘 식으면 통에 담아 사용하면 된다.
용도에 따라 사용하기
재래기 양념장이 빨간 양념장, 강한 간이라면 데친 콩나물이 적합하다. 강한 양념장을 사용하는데 콩나물 조리 방법을 복잡하게 가져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간을 심플하게 하거나, 불판에 굽는 용도, 사이드 메뉴에 고명으로 올리는 용도로 괜찮다고 느꼈다.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밑반찬으로 좋다.
결론적으로 콩나물은 다른 식재료에 비하여 호불호가 적고, 양념에 따라 다양한 맛을 완성할 수 있다. 파와 섞거나 양파와 섞어도 궁합이 좋다. 여름철 야채값이 미친듯이 뛰어오를 때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잘만 사용한다면 지출에도 도움이 된다. 양념장은 인터넷에 정보가 많으니 적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취향에 맞는 양념장을 쓰도록 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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