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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일기

[폐업일기] 가게 원상복구 철거 기록 (프롤로그)

by 김춘식 2023.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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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이라는 시간을 쏟아부었던 장사가 끝났다.

 
가장 건강하고 젊은 날에 얇은 귀에 속아 덜컥 계약을 하고, 바가지를 써가며 공사를 하였으며, 역시 바가지를 써가며 필요도 없는 주방기기들을 샀다. 빌어먹을 감염병 코로나와 돼지열병, 각종 문제들을 몸소 버텨가며 6년을 버텼다. 적자와 싸워가며 무식하게 장사를 배워나갔다.
 
결론적으로 난 이제 젊지 않고, 건강하지도 않게 되었다.
 
더이상 마스크는 쓰지 않지만 가게 계약은 6년을 마지막으로 끝났고 권리금 없이 가게를 끝내게 되었다. 신도시, 신축건물이기 때문에 권리금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인테리어, 설비에 투자한 돈을 생각하자 가게를 끝내는 시점에는 서럽고 가슴 아팠다. 끝나면 좋을 줄 알았지만 결국은 돈이 괴롭힌다.
 
 
 

 
 
부자까진 아니더라도 재밌게 일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손님이 무섭고, 물가가 숨통을 조여왔다. 결국 장사를 끝내는 것이 살길이라 생각했고, 마음을 먹었으며, 계약이 끝나기 전 새로운 세입자가 오기를 기다렸다. 문의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계약은 번번이 불발되었고 계약이 끝나게 되었다. 결국 권리금 없이 원상복구 후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름 좋은 고기, 좋은 서비스라 생각했는데 장사는 그게 다는 아닌 듯 하다.

 

어차피 문닫을거 손해를 줄여보자.

 

계약이 끝났고 계약이 끝나기 전 원상복구를 하게 되었다. 임대 계약에 원상복구가 포함되어 있었고,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건물주와 이야기가 잘 안 되어 결국 원상복귀를 하게 되었다. 이전 장사도 계약 기간이 끝나 장사를 접은 경험이 있지만 그땐 우리 이후의 세입자가 있었기 때문에 원상복구를 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원상복구에 대한 경험도 지식도 없는 상태였는데, 원상복구가 가게를 오픈하는 것보다 더 머리가 아프다는 것을 이번에 배웠다. 가게 오픈 때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인테리어를 과하게 하지 않았을 텐데 후회가 들었다.

 

후회해 봤자 바뀔 것은 없다 생각했고, 권리금을 못 받더라도 철거, 원상복구 비용이라도 건져보기로 했다. 어차피 문 닫을 거라면 어떻게든 손해는 줄여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또 다시 멍청한 짓을 안 하기 위한 기록

 

글을 쓰는 이유는 적어도 다음 가게는 똑같은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살면서 가게 철거를 몇 번이나 해보겠나? (하면 안 된다...) 그래서 기록해 두고 다음 가게를 창업할 때는 똑같은 실수를 안 해보려 한다. 글을 쓰는 지금 폐업한지 3달이 조금 넘었는데, 사진은 많이 찍어놨으니 기억을 잘 더듬어 남겨둬야겠다.

 

하늘에 맹세하는데 진짜 멍청한 짓은 한 번이면 족하다. 오늘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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