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과학적 근거가 아닌 직접 사용해 본 후 느낌을 정리한 주관적 생각입니다.
# 고깃집 숯 종류와 직접 사용 후 느낀 장단점 및 후기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고깃집을 판매 품목이나 부위로 나누지 않고 고기 조리방식으로 나누었을 때 숯을 사용하는 곳과 사용하지 않는 곳, 초벌 하는 곳과 초벌 하지 않는 곳으로 나눠진다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초벌을 하지 않고 숯을 사용하여 고기를 굽는 방식을 선호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시작하기 전에 결정하자.
사실 숯 사용여부는 장사를 시작하기 전에 결정해야 하고 숯을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어떤 숯을 사용할지를 미리 정한 뒤 테이블 설비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숯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착화방식과 숯의 종류별 차이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점을 간과했다. 그래서 장사를 하면서 문제가 생겨 뒤늦게 비효율적인 테스트를 시작했었다.
# 숯을 어떻게 쓸 것인가?
숯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숯을 고르기 전 숯불을 어떤 방식으로 붙일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좀 창피한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가 테이블에 가스 로스터를 쓴 이유는 임대 계약을 하고 나서야 건물 외부, 내부에 착화기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찔했었다.
착화기가 설치 가능한 건물인지 반드시 확인할 것
착화기로 숯에 불을 붙인 뒤 서빙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싶었는데 건물 근처에 학교가 있고, 학원이 많아 건물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이미 계약을 했기 때문에 방법을 찾아야 했다. 숯은 써야 하고, 착화기는 쓸 수 없었으며, 내부 설비가 확정되어 주방 안에 착화기를 둘 수도 없었다. (애초에 건물주가 반대) 결국 테이블에 가스 로스터를 설치해서 숯에 불을 붙이며 고기를 굽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방식뿐만 아니라 착화기 사용유무에 따라서 모든 설비가 바뀐다.
결론적으로 숯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숯에 미리 불을 붙여 숯 열로만 굽는 방식을 사용할지, 숯에 가스불을 올려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숯을 사용할지, 아예 가스불로만 고기를 구울지 선택한 후 설비 설치 가능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각각 장단점이 명확하고, 고기 맛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이 얘기는 다음에 다루기로)
# 그래서 무슨 숯을 쓸 것인가?
숯을 어떤 방식으로 쓸지 결정했다면 어떤 숯을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고기고 종류별 부위별로 많은 차이가 있듯이 숯도 정말 많은 종류가 있다. 종류도 다양하고 수입하는 나라, 나무에 따라 다양한 사용감과 향이 존재한다. 내가 사용하는 고기와 찰떡으로 매치한다면 고기맛을 200% 끌어올려주는 부스터 역할을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가스불만 못한 효과를 낸다.
잘못 쓰면 숯도 컴플레인의 이유가 된다.
우리도 처음 숯을 사용할 때는 숯에 큰 차이가 있을까? 생각했고 별생각 없이 업체에서 제공하는 숯을 쓰곤 했다.
별생각 없이 사용하다 보니 손님들 중 고기에 문제가 있다 말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처음엔 고기만 문제인 줄 알고 고기만 확인을 했는데, 고기뿐만 아니라 숯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문제점을 파악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허비했다.
솔직히 큰 차이가 있어?라고 물어본다면 모르고 먹으면 그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겠다 말할 수는 있다. 그럼에도 이왕이면 누구나 만족할만한 숯을 쓰는 게 좋다 생각하기도 했고, 그 차이점을 알아주는 손님이 계신다면 뿌듯할 것 같아 꽤 오랜 시간 테스트를 진행했고 결국엔 우리에게 맞는 숯을 고를 수 있었다.
# 더럽게 많은 숯 종류
캠핑이 대대적으로 유행하고, 지금은 대중적으로 정보가 많이 퍼졌지만 내가 알아볼 때까지만 해도 정보가 그리 다양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힘들었다. 폐업 후 좀 쉬다 글을 작성하려 사진자료를 찾아보았지만, 그때 찍어둔 사진이 다 날아가 찾을 수가 없었다. 낭패라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그때 적어둔 글은 남아있어 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주의 : 과학적인 이야기, 전문가적 내용 없음)
목탄과 성형탄
숯은 일단 두 종류다. 나무를 그대로 구워 형태가 나무 형태 그래도 남아있는 목탄, 석탄가루나 잔재들을 압축하여 형태를 완성한 것이 성형탄이다. 이 두 종류를 기준으로 나뉜다고 보면 된다. 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검색창에 숯의 종류라고 치면 많은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목탄 | 성형탄 | |||||
백탄 | 흑탄 | 비장탄 | 대나무숯 | 조개탄 | 활성탄 | 기타 |
더 깊게 파고들면 더 복잡할 수 있다. 실제 사용해 보았고, 다른 고깃집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숯 위주로 정리해 보았다.
# 좋았던 숯과 아쉬웠던 숯
숯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테스트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다행히 숯 업체 사장님께서 샘플을 넉넉히 챙겨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사장님이 취급하지 않는 숯은 소량씩 구매하여 테스트해 보았다. 처음에는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지만 다양하게 사용해 보고 섞어서도 사용하다 보니 차이점도 느껴지고 적합한 숯을 찾을 수 있었고 기준을 잡을 수 있었다.
물론, 착화기 사용여부와 고기의 종류, 부위별로 적합한 숯이 다르기 때문에 참고용으로만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우리는 착화기 없기 테이블에서 가스불로 숯에 열을 가해 익히는 로스터를 사용하였다.)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화력이 준수하고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숯
2. 가열된 이후 숯 자체의 향이 고기맛을 해치지 않는 숯
3. 가열 중 숯이 튀거나 터지는 현상이 적은 숯
4. 재 날림이 심하지 않고 양이 적은 숯
# 사용할 때 괜찮았던 숯
1. 목탄 - 비장탄 - 라오스 마이띠유 나무
착화시간은 길지만 화력이 일정한 편
숯향이 강하지 않아 고기 맛을 크게 해치지 않음
튐 현상이 적고 화력이 오래 유지됨
재가 발생하나 날림이 심하지 않음
2. 목탄 - 비장탄 - 라오스, 베트남 리치나무
라오스 마이띠유 비장탄과 비슷한 사용감을 가짐
3. 목탄 - 비장탄 - 베트남 유칼립투스 나무
라오스 비장탄과 비슷한 사용감을 가짐
간혼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가 발생함
마이띠유, 리치나무보다 숯향 안정적임 (개인적 의견)
재날림은 비슷하나 마이띠유보단 가벼움
4. 목탄 - 백탄 - 나이지리아 백탄
위 품목과 비슷한 사용감을 가짐
5. 성형탄 - 중국 대나무 숯
비장탄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사용감
화력이 준수하고 일정한 편에 속함
재날림이 적고, 숯 형태 그대로 재가 남음
6. 한 번 구운 숯, 두 번 구운 숯
사실 큰 차이는 느끼기 어렵지만
두 번 구운 숯이 화력이 더 일정한 편
더 오래 열을 머금고 있다.
사용할 때 괜찮았던 숯은 화력이 일정하고 향이 강하지 않아 돼지고기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으며 튀지 않고 재날림이 심하지 않은 종류다. 우리는 착화기가 없었기 때문에 옆가게 착화기를 빌려 사용해 보았다. 차이가 있긴 했지만 착화기에서 나온 결과가 로스터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위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사용감이 괜찮은 숯은 일정 시간이 지나도 재가 많이 나오지 않고 열이 제법 일정하게 유지된다. 또한 기름이 떨어져도 고기에 그을음이 잘 묻지 않는다. 재날림이 적어 숯을 정리하여 재사용하기에도 용이하다.
가게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격이 무난하면서 사용하기 편했던 제품은 라오스 비장탄이었다. 실제로 숯 판매 사장님께서도 추천하셨고, 고깃집에 가장 많이 납품한다고 하셨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있고 업소마다 선호하는 숯이 다르다. 내가 숯박사는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고 주관적인 의견이라 조심스럽지만, 많은 종류의 숯을 구매해서 직접 테스트해 봤으니 우리가 고른 숯이 기본은 하는 숯이라는 믿음은 있다.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숯
1. 목탄 - 비장탄 - 베트남 커피나무
사용감은 라오스 비장탄과 거의 동일
지속력이 라오스 비장탄보다는 아쉬움
재가 많이 나오고 가벼워 재날림이 있음
2. 목탄 - 비장탄 - 태국, 인도네시아 맹그로브 나무
화력이 준수하고 일정한 편에 속함
다만, 특유의 비릿한 향이 있음
육류에는 다소 과하게 느껴질 수 있음
3. 성형탄 - 조개탄, 활성탄, 열탄 등
착화 시간이 짧고 가격이 저렴함
연기가 다소 많이 나는 편
초벌구이에 적합한 형태
특유의 가스향이 있음
국내산 참숯 좋다. 좋지만 착화 시간이 길고 은근히 터짐이 심했다. 착화기를 사용하면 괜찮지만, 고깃집에서 쓰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 하여 국내산 참나무로 만든 참숯은 후보에서 제외하였다.
위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용해 보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제품은 재의 양이 많고, 재가 가벼워 날림이 있으며, 숯 특유의 향이 강한 종류였다. 향이 강하다는 것은 잡내를 가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지만, 고기 본연의 향을 가린다는 점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생각했다.
우리는 고기 자체의 향을 살리기 위해선 숯향이 너무 강하면 안되다 생각했다. 때문에 향이 강한 제품들은 접어두고 고기에 기분 좋은 숯향을 남길 수 있는 제품들만 선별하려 노력했다.
# 숯의 종류도 중요하지만 보관법도 중요함
숯은 어떤 숯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숯을 어떻게 보관하는지도 중요하다. 간혹 고깃집을 지나다 보면 숯 박스가 외부에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추천하지 않는다. 겨울에는 날이 건조해서 괜찮을 수 있지만 여름철은 습도가 높아 숯이 물을 먹을 확률이 높다. 습기를 먹으면 불꽃이 튀고 퍽퍽 깨질 확률이 높다. 고기 굽다가 숯이 터지면 위험할 수도 있고 손님도 깜짝 놀랄 수 있으니 숯은 가급적이면 창고나 실내에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 최종결론 (지극히 주관적)
1. 착화기, 로스터를 사용하여 고기를 굽는 경우 목탄 - 비장탄 추천
2. 비장탄 종류가 열이 일정하고 재날림이 적은 편
3. 돼지고기의 경우 너무 강한 향의 숯은 추천하지 않음
4. 고기를 초벌 하는 경우 흑탄, 성형탄 (조개탄, 대나무, 열탄 등) 적합
5. 성형탄과 맹그로브 비장탄의 경우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편
6. 성형탄과 맹그로브 비장탄은 특유의 향을 가지고 있음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나름 없는 정보, 없는 요령으로 나라별, 나무별로 비교해 가며 얻은 결과다.
또한 거듭 이야기하지만 과학적인 내용은 제외하고 사용해 본 경험에 대한 주관적 생각이다. 테스트 후 글로 정리하기까지의 시간이 길어 다소 내용이 부실할 수 있지만 정리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혹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더라도 참고만 하시길 바란다. 무튼 숯 잘 사용해서 맛있는 장사 하셨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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